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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행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by 우주축복k 2024. 2. 13.

 

 

1. 인트로 :  증강현실을 제대로 보여준 드라마


저는 아무래도 tvN 드라마를 좋아하나 봅니다. 자꾸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로 tvN 드라마를 선정하게 되네요.
오늘 소개할 드라마는 저에게 증강현실이 무엇인지 알게 해 준 드라마라고 할 수 있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입니다. 2018년 12월 1일 ~ 2019년 1월 20일 사이에 방송되었던 토, 일 드라마입니다.
현빈과 박신혜가 주연을 맡았고, 스튜디오 드래곤에서 제작했습니다. 이 드라마의 장르를 생각한다면 - 현대 판타지, SF, 스릴러, 로맨스, 게임 판타지 - 이 모든 것이 섞여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시청률은  최저 6.8%에서 10.0%까지 기록했습니다.

방송 당시에는 혹평도 많았습니다. 특히, 현실에 반영되는 증강현실 게임의 내용이라서 설정문제가 있었는데요. 게임을 하려면 스마트 렌즈를 착용해야 하고 아직까지는 상용화가 되지 않아 선택된 사람들만 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스마트 렌즈 없어도 자동 로그인이 됨으로 인해 이 설정은 붕괴 됐다는 평도 있었죠. 그래도 저는 2019년에 대한민국에서 이런 증강현실을 다룬 드라마가 220억 원이라는 거대한 제작비 규모로 방영되었다는 것이 반가웠습니다.
상상력도 대단했다고 생각합니다.

2.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 줄거리


현빈이 연기한 주인공은 투자회사 대표인 ‘유진우’입니다.  그가 사업을 위해 스페인 그라나다에 방문했을 때, 여주인공 ‘정희주(박신혜)’가 운영하는 오래된 게스트하우스에 머물게 되면서 기묘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가 <알함브라궁전의추억>입니다. 증강현실(AR: Augment Reality) 게임을 소재로 한 게임 판타지가 드라마 안에서 계속 펼쳐집니다.
유진우가 스마트 렌즈를 착용하고 게임에 접속한 순간, 2018년의 스페인 그라나다 도시 위에 또 하나의 게임 세계가 펼쳐집니다. 게임 안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계속 키워드가 되기도 하는데요.  클래식 명곡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낭만적인 기타 선율과 첨단과학기술인 증강현실(AR)이 만나면 신비로운 일이 벌어집니다.


3.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 드라마의 재미요소


현빈이 <하이드 지킬, 나> 이후로 3년 6개월 여만에 출연한 드라마였고,  tvN 드라마는 처음이었습니다.
박신혜 또한 <닥터스> 이후로 2년여 만에 이 드라마로 복귀했다는 점이 기대되게 했었죠.
게임을 즐기는 편이 아니었던 저에게 이 드라마는 증강현실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처음 예고편이 나올 때부터 '특별한 판타지 드라마'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해 주었죠.
그리고 유의미한 또 하나는 스페인 그라나다를 배경으로 하는 첫 한국 드라마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그라나다에서 모든 장면을 찍지는 못했고, 지로나, 바르셀로나 등지에서 촬영했다고 합니다.

지난 2019년 이 드라마를 집필한 송재정 작가는 ‘2019 NDC’에서 ‘작가가 이야기하는 게임과 드라마 콘텐츠의 융합’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후일담을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영화'아바타'처럼 전체를 CG로 개발하지 않아도 제작비를 충당할 수 있는 드라마 -그것이 그녀의 숙제였던 것 같습니다. 그녀가 힌트를 얻은 것은 모바일 AR 게임 ‘포켓몬 고’였습니다. 원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동명의 클래식 명곡을 소재로 한 타임슬립물로 기획됐습니다.  송재정 작가는 드라마 ‘인현왕후의 남자’,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 ‘W’ 등 시간이나 차원을 이동하는 ‘타임슬립물’에 익숙했고, 많은 찬사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같은 장르를 반복하면서 염증을 느꼈고, 그러던 와중에 ‘포켓몬 고’를 접하게 됐다고 합니다.  220억 원이라는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제작비를 썼지만, AR게임을 드라마화하는데에 제작비는 모자란 부분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제작진과 작가는 드라마 시청자에게 어느 수준까지 게임의 깊이를 보여줄지 고민했다고 합니다. 게임 이용자와 드라마 시청자층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송 작가는 게임 개발사 전문가를 만나 자문을 받고, 게임에 문외한인 두 보조작가의 피드백을 받아 이를 조율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디테일한 게임 세계를 더 보여주길 원했고, 게임을 잘 모르는 보조작가는 극 중 로맨스를 강조했습니다.
결국 송 작가는 드라마에 아이템을 획득하고, 레벨업 하는 방식, 무기를 사고파는 행위, 아군과 적군, 대결, 퀘스트 같은 기본적인 게임 방식만 남겼다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기초적인 게임방식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 고충을 겪었다고 합니다.
새로운 형식의 드라마를 탄생시키는 건 쉽지 않은 작업이네요.


4. 개인적 소회 : 그래도 웰메이드 드라마

대한민국은 게임을 잘하는 프로 게이머들의 사관학교 같은 나라입니다. 그렇다 보니 당시에도 게임을 잘하는 사람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질타를 받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면, "게임에 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면 알겠지만, 단순히 극적 허용을 넘어 작가가 게임에 대해 전혀 무지한 상태에서 단순히 신비한 설정만 좇아 대본을 집필한 흔적이 매우 강한 드라마이다. 거기다 작중 내내 게임에 대한 고증이 형편없다."는 식의 평가였죠.

하지만 일반 대중에게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신선한 드라마였습니다. 나름대로 1주일을 기다렸다가 보는 드라마였으니까요. 저 같은 일반인들이 떠올릴 수 있는 요소를 만들다 보니 해외의 증강현실 시리즈 < 더 위쳐 시리즈>나 <다크 소울> 등과 일부 비슷한 장면이 연출되었다는 평도 있었지만, 한국 드라마에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 멋진 시도를 했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없을 것입니다.